조카가 만들어준 기회을 잘 살려서 여행을 하였지요.
추석 전날 새벽에 출발하여 오전 11시경에 강릉에 도착,
강릉에 있는 문화유산을 둘러 보았습니다.
선교장과 오죽헌 그리고 허균과 그의 누이인 허난설헌 의 생가를 보았습니다.
가을 하늘의 푸르름과 함께하는 여행은 너무 즐거웠습니다.
새로 단장한 선교장은 친근함은 조금 없어졌지만
주인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한국에서는 제일 규모가 크고 짜임새 있는 좋은 집입니다.
그러나 오죽헌은 너무 관광지 같이 만들어 놓아
집이 놓여져 있던 분위기가 다 망가져 버린 것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좋은 환경을 만든다고 오죽헌 주변의 땅을 모두 구입하여
박물관 등을 짓고 불럭으로 페이빙된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이 광장이 오죽헌 의 전면에 자리하고 있어
오죽헌이 마치 다른데서 가져다 놓은 집 같은 인상만 있을 뿐
이 집이 놓여져있던 원래의 환경이나 동네의 분위기는 전혀 알 수가 없어졌지요.
이렇게 귀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방식에 있어 한 차원 높은 처리가 안타깝습니다.
반면 허균생가는 집의 구조도 상당히 좋고
그 집이 놓여있는 분위기가 그대로 유지 되어 있어
허균시절의 송림과 함께있는 동네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손을 안댔기 때문에 다행이도 그대로 있는거죠.
마루위에 놓인 이상하게 생긴 안내판만 아니라면….
그날 밤 숙소에 여장을 풀고 바다에 나가 한참을 보름달과 함께 하였지요.
초가을의시원한 바다바람과 모래사장위에 던져지고
깨어지는 파도소리와 보름달의 차가운 빛에 도시에서의 찌들고 오그라 들었던
이튿날 아침일찍 일출을 보았습니다.
솜털같은 구름으로 장식된 동녘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
거기서 떠오른는 붉은 태양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그 힘차고 강하게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너무아까워서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설악산에 올라갔습니다.
마음이야 대청봉에 가 있지만 낮은곳에만 잠깐 가기로 했지요.
비선대와 금강굴까지 갔다 왔습니다.
아직 단풍은 산정상에 머문듯 금강굴에서 내다 보아도 푸른 나무가 그대로 입니다.
짧은시간이지만 좋은여행이었습니다.
기회를 만들어 준 전동호 조카 부부에게 다시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2004/10/04 18:56
사진, 글 방철린